기아자동차 2세대 쏘울의 디자인은 뚜렸한 정체성을 찾았지만 성능은 기대 이하였다. 지난 2008년 출시된 1세대 쏘울은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자동차 디자인 부분 상을 받으며 디자인 기아의 역사를 새로이 썼다. 각진 형태에서 풍기는 딱딱한 이미지와 그 안에 담겨진 귀여운 면모는 젊은층의 인기를 한 몸에 얻었다. 작년 그 모습을 드러낸 2세대 쏘울은 그런 쏘울의 디자인을 한층 세련되게 변모시키려 노력했다.
2세대 쏘울 디자인은 전작의 디자인적 요소를 계승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그 의지는 측면부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A필러부터 이어지는 루프라인은 1세대의 그것과 큰 차이점이 없으며, 프론트 펜더에서 C필러까지 이어진 캐릭터 라인은 유해졌지만 선의 흐름은 그대로다. 전, 후면부의 디자인은 상당한 변화가 이뤄졌는데, 한층 정제된 헤드램프와 가운데 커다란 프론트 범퍼 에어덕트가 대범한 전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후면부는 원래 있던 디자인을 개선한 흔적이 역력하다. 전화기 모양을 닮은 리어 램프는 전작의 디자인을 유지시키면서 세련된 변화를 모색했다. 특히 좌우 리어 램프 하단을 연결하는 검은색 라인은 2세대 쏘울 디자인의 중요 포인트 중 하난데, 시각적인 집중도를 높이면서 동시에 위트있는 감각까지 챙겼다. 이 차의 디자인은 확실히 타 자동차 회사 모델들과는 차별화된 쏘울만의 멋이 있다.
그런 괜찮은 디자인에 반해 동력성능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정교하지 못한 핸들링과 불안정한 승차감은 안타깝기까지 했다. '겉은 멀쩡한데 안은 텅볐다'고 표현하고 싶다. 2세대 쏘울 보닛 아랜 최고출력 132마력(6,300rpm), 최대토크 16.4kg.m(4,850rpm)의 힘을 지닌 1.6리터 GDi엔진이 탑재됐다. 이 엔진은 6단 자동 변속기와 조합한다. 가속 페달은 민감하지 못해 발에 힘을 줘도 별 반응이 없다. 한 마디로 굼뜨다.
시속 120km를 넘어서면 엔진음 및 풍절음이 상당하다. 듣기 거북하다. 차체가 높아서 그런지 코너링 돌파능력도 좋지 못했다. SUV에서나 느낄 법한 커브길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디자인은 정말 내외관 가릴 것 없이 안정적인 면모를 과시하는데 차의 기본이되는 움직임은 그렇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다음에 볼 동영상은 기아자동차 쏘울의 주행영상이다. 간접적으로 이 차의 주행 질감을 느껴보길 바란다.(1080pHD 권장)
영상을 다시보니 가벼운 스티어링 휠과 어리숙한 서스펜션이 만들어낸 쏘울의 주행성이 아직도 몸과 머리에 남는다. 2세대 쏘울은 분명 진화했지만 완생이 아닌 미생의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모든 걸 완벽히 갖추기란 쉽지 않다. 처음 느낀 그 감정을 그대로 쭉 이어나가주질 못했다. 기아자동차의 디자인은 이미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 때문에 앞으로 출시될 쏘울은 내적인 요소에 더욱 충실해주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