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곳, BMW 박물관
- msw0105
- 2014년 12월 9일
- 2분 분량

1916년 시작되어 지금에 이르기까지, BMW의 발자취를 느껴볼 수 있는 뮌헨 BMW 박물관. 책자에서나 볼법한 유명한 모델에서부터 좀처럼 보기 힘든 희귀 모델, 회사의 미래를 암시하는 콘셉트 모델, 그리고 시대를 풍미한 역사적인 모델까지 모든 BMW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다. 또 자동차 이외에 BMW가 제작한 모터사이클, 항공기 엔진 등도 감상할 수 있다.


BMW 박물관의 내부는 현대적이면서 깔끔하다. 여느 미술관 못지 않다. 각 전시품목들을 시대별, 모델별, 주제별로 명확히 구분해 관람하는 관람객의 혼선을 방지했다. 중간중간 차량을 이용한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해 관람시 올 수 있는 지루함을 덜기도 했다. 관람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박물관의 상층부에선 BMW의 초창기를 만날 수 있다. 따라서 BMW의 멋진 자동차를 생각한 사람이라면 약간 지루할 수 있다. BMW는 자동차로 시작한 회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전시장 군데군데 BMW의 역사적인 전시품을 설명해주는 직원이 있다. 영어가 가능하면 설명을 요청해도 좋다. 또한, 전시 모델 옆을 지나가면 자동으로 영어 해설 오디오가 나오기도 한다.


박물관 가장 아래층은 멋진 BMW 컨버터블들로 즐비하다. 평소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이라면 천국과도 같은 광경이 펼쳐진다. 덕분에 이곳은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몰리는 구역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카메라에 작품과도 같은 자동차를 담느라 바쁘다. 지붕이 없는 차들이다 보니 외관 못지 않게 매력적인 실내도 여과없이 드러난다.


외관도 구경해야되고, 실내도 구경해야해서 가장 많은 시간을 이곳에서 보냈다. 매혹적인 모델들과 그것을 더욱 부각시키는 세련된 박물관에 있으니 지금의 BMW가 괜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멈추지 않는 디자인적 실험과 성능 개발이 만들어낸 결과물에 절로 경의를 표하게 된다.


박물관 관람중 갑자기 한국에서 방문했던 BMW 드라이빙 센터가 생각났다. 그곳에도 BMW의 역사적인 모델 몇 점이 전시되어 있다. 하지만 뮌헨 BMW 박물관에 있는 전시 모델 수에 비하면 너무나도 초라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자동차를 성능을 직접 체험해보는 드라이빙 센터도 좋다. 하지만 그 좋은 자동차가 탄생하게된 배경을 제공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역사가 살아 숨쉬어야 현재에 더욱 강한 생동감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박물관 한 켠에 비범한 모델 하나가 자리를 빛내고 있었다. 바로 BMW i8의 디자인적 모티브를 제공한 BMW 비전 이피시언트 다이나믹 콘셉트다. 모양새는 i8보다 강렬하다. 콘셉트 모델이다 보니 선과 면을 과감히 사용했다. 실험적인 디자인이 보는 이를 압도했다.


BMW 그룹의 일원인 미니도 박물관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 공간이 다소 협소했다. 또한, 나선형으로 이루어진 구역 구조는 관람시 집중도가 좀 떨어진다. 사실 이곳은 몇 년전까지만 해도 BMW 박물관으로 사용된 구역이다. BMW는 더욱 큰 곳으로 이사했고, 대신 미니가 그 자리를 대신하는 형국이다.


그래도 다양한 미니를 만나볼 수 있어 유익했다. 난생 처음보는 미니 모델도 있었고, 미니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콘셉트 모델, 그리고 곧 출시될 신형 미니 클럽맨도 볼 수 있었다. BMW 박물관을 둘러보며 느낀 한 가지가 있다. BMW는 오래된 것을 계승하고 그것을 발전적인 모습으로 탈바꿈 시킨다는 점이다. 진부한 말일 수 있으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새로운 것만 찾는다면 당장은 신선할 수 있으나 그 뿌리가 명확하지 못해 생명력이 짧다. 그들은 그런 과오를 범하지 않는다. 죽은 것을 죽이지 않는다. 클래식한 것을 클래식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이는 곧 BMW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정받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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