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건너온 감성, 피아트 500
- msw0105
- 2014년 10월 30일
- 2분 분량
귀엽고 앙증맞은 크기와 디자인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피아트 500. 이 차는 지난 1957년 처음 세상에 공개됐다. 당시에도 작고 둥글둥글한 디자인을 보여줬던 피아트 500은 합리적인 가격과 좁디좁은 유럽의 도로를 자유자재로 주행할 수 있는 조금한 차체 덕분에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얻었다. 사진에 보이는 2세대 피아트 500은 지난 2007년 1세대 피아트 500 탄생 50주년을 기념하며 출시됐다. 이 차는 2013년 상반기 국내에 정식 수입됐다.

피아트 500의 디자인은 확실히 다른 모델과는 차별화된 자신만의 정체성을 지녔다. 그 정체성은 이전 세대의 디자인 고유성을 계승 및 발전시켰기 때문에 드러나는 독창성이다. 전면부를 보면 원형의 헤드램프와 원형의 안개등이 차의 똘망똘망한 이미지를 만들어준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좌우 헤드램프 사이가 아닌 프론트 범퍼에 위치한다. 대신 그 자리에 마치 인자한 할아버지의 콧수염을 보는 듯한 볼륨있는 면이 표현됐다.

측면은 작디작은 피아트 500의 이미지가 가장 잘 표현된 부분이다. 모든게 귀엽다. 짧은 노즈와 A필러에서 C필러까지 이어지는 루프라인, 그리고 옹골진 15인치 알로이 휠 디자인까지. 후면부는 전,측면부에 비해 다소 심심하고 어색하다. 이는 뒷바퀴와 휠하우스 사이 면적이 앞바퀴의 그것보다 다소 넓게 세팅되어있고, 별다른 라인없이 좌우 리어램프와 약간의 크롬몰딩으로 단촐하게 디자인됐기 때문이다.

피아트 500의 디자인 본질은 실내에서도 이어진다. 차체 색상과 같은 색으로 표현된 센터페시아가 운전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산뜻한 아이보리 색상의 스티어링 휠도 매력적이다. 마치 이탈리아산 명품을 보는 듯 하다. 덕분에 협소한 실내 공간이지만 계속 거주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조수적 부분 센터페시아에 부착된 피아트 500 로고 배지도 인상적인다.

작은 면적의 피아트 500 보닛 아랜 최고출력 102마력, 최대토크 12.8kg.m의 동력성능을 지닌 1.4리터 엔진이 탑재됐다. 이 엔진은 6단 자동 변속기와 조합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 시간은 10.5초. 최고속도는 시속 182km다. 가속 페달에 힘을 가하면 자그만한 차체에서 느껴지는 경쾌한 움직임을 뽐내며 앞으로 내달린다. 엔진회전계의 바늘이 쉴 새 없이 요동친다.

실내에 유입되는 엔진음이 상당하다. 소리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차에 타고 싶지 않을만큼 크다. 그 소리는 속도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더 커진다.설상가상으로 시속 120km가 넘어가면 가속페달을 아무리 깊게 밟아도 속도는 올라가지 않고 엔진음만 맹렬해진다. 시속 80km에서 시속 100km 부근이 이 차를 가장 재미있게 몰 수 있는 영역이다.

승차감은 상당히 쫄깃쫄깃하다. 노면의 느낌을 부드러우면서도 감질맛나게 표현해낸다. 작은 요철을 넘을 때 생기는 충격도 말끔히 상쇄시킨다. 가속력에 대한 답답한 마음이 매끈한 승차감을 통해 보상받는 것 같았다. 편안했다. 2,300mm의 짧은 휠베이스 덕분인지 코너를 돌파하는 감각도 원활하다. 피아트 500은 엔진음, 시속 130km를 뛰어넘지 못하는 가속력만 빼면 충분히 매력있는 차다.

피아트 500의 첫 인상은 '너무 작잖아, 이거 답답해서 타겠어?'와 같은 부정적인 시선이 한 가득이었다. 허나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법. 차는 모름지기 타봐야 안다. 앞,뒤,옆 등 모든 부분에서 느껴지는 귀여움과 실내에서 전해지는 화사함은 작은 차에 대한 불신을 잠재우기 충분했고, 고속 영역에 대한 미련을 살짝 버리면 도심에서 얼마든지 즐겁고 재밋게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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