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완성도를 지닌 중형세단, 현대자동차 LF쏘나타
- msw0105
- 2014년 11월 4일
- 2분 분량
기대 이상이었다. LF쏘나타는 전작과 비교해서 한층 세련된 내외관 디자인과 뛰어난 직진 안정성, 코너링 돌파력 등 다부진 성능을 발휘했다. 특히 현대자동차의 변화된 디자인 철학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은 쏘나타의 모습을 여느 독일차 못지 않게 만들었다. 다만, 신경질스럽게 울어대는 엔진음 대비 떨어지는 가속 성능은 아쉬웠다. 엑셀러레이터를 깊숙히 밟아도 가속력은 쉽사리 터지지 않았다.

어수선하고 정신사납던 YF쏘나타의 디자인은 찾아볼 수 없다. 껄렁껄렁한 옷을 입고 다니던 대학생이 취업 후 말끔한 정장을 입은 것과 같이 그 모습은 단정해졌다. 현대자동차 디자인이 드디어 올바른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것 같다. LF쏘나타의 큼지막한 라디에이터 그릴은 전면을 향해 돌출되어 있다. 좌우 헤드램프는 측면부에서 봤을 때 그릴보다 뒤에 위치한다. 그런 형상이 차의 전면부를 입체적으로 만들어준다.

한국의 전통적인 칼의 모습을 형상화 했다는 전작의 캐릭터 라인은 사라졌다. 대신 남성적인 직선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사실 LF쏘나타 이전 YF쏘나타의 디자인은 곡선이 너무도 많이 사용됐다. 그 때문에 보는 이로 하여금 왠지 모를 거부감을 불러 일으켰다. 10에 8이 곡선으로 디자인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곡선은 직선과 함께 있을 때 빛을 발한다. 유려한 곡선과 강인한 직선의 만남. 이 만남은 시각적인 긴장감을 형성한다.

LF쏘나타의 디자인은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상당히 훌륭하다. A필러에서 C필러까지 이어지는 부드러운 곡선과 헤드램프에서 리어램프까지 이어지는 힘 있는 직선의 조화. 이런 형상은 전, 후면부에서도 찾을 수 있다. 똘망똘망한 눈망울을 보는 듯한 LED 헤드 라이트와 눈을 치켜 올린 듯 아래에서 위로 표현된 주간 전조등. 또 좌우 리어램프를 잇는 둥근 리어 스포일러와 위에서 아래로 내려친 리어램프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실내 디자인 또한 많은 변화를 보인다. 외관과 마찬가지로 곡선보단 직선의 활용도를 높여 시각적인 안정감을 준다. 또한, 계기판에서부터 일자로 이어지는 센터페시아 레이아웃은 운전자에게 높은 시인성을 제공한다. 그러나, 오디오 및 에어컨 작동 버튼 배치가 다소 BMW의 그것과 유사해 아쉬움을 남겼다. 오히려 이런 면에선 전작의 파격스런 센터페시아 디자인이 더 인상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시승차의 보닛 아랜 최고출력 148마력(6,200rpm), 최대토크 19.8kg.m(4,200rpm)의 동력성능을 지닌 2.0리터 LPi엔진이 탑재됐다. 다분히 고회전형 엔진이다. 이런 엔진은 엔진회전수를 충분히 높여야 큰 힘이 발휘되기 때문에 초반 가속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치고 나가는 느낌은 적다. 하지만 이 차가 스포츠 세단이 아닌 패밀리 세단이라는 점을 인지하니 답답한 가속력에 대한 불만은 어느정도 해소됐다.

LF쏘나타의 스티어링 휠 조향 감각은 부드럽다. 너무 가볍지도, 또 너무 무겁지도 않다.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큰 이질감없이 도로를 읽어나간다. 코너링 주행 능력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가속 페달에 힘을 주고 굽어진 도로를 향해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 도로 밖으로 쏠린다는 느낌없이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고속 안정성도 좋다. 생김새만큼이나 묵직한 차체와 단단한 서스펜션이 높은 속도에서도 차의 자세를 잘 잡아줬다.

현대자동차의 중형세단 쏘나타는 국내 자동차 시장의 대표적인 모델이다. 지난 29년 동안 쏘나타가 지닌 합리적인 가격과 크기와 기능, 그리고 풍부한 옵션은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에 충분했다. LF쏘나타는 이런 모델이 지닌 목적성을 유감없이 드러내며, YF쏘나타가 기록한 시장 점유율을 갈아치우고자 했다. 그런데 요즘 다소 좋지 못한 소식이 들려오는게 사실이다. 날이 갈수록 LF쏘나타의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3천만 원(최상위 트림)이 넘어가는 비싼 LF쏘나타의 가격 정책과 쏘나타 외 선택할 수 있는 중형 모델의 증가, 그리고 날로 성장하는 수입차 시장의 공세가 맞물린 결과라고 볼 수 있다. LF쏘나타는 분명 좋은 차지만, 안타깝게도 시장 경쟁력은 나날이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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