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차고 다부지다! 기아자동차 K3 쿱
- msw0105
- 2014년 11월 8일
- 2분 분량
보닛 아래에서 들리는 중저음의 울음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가속 페달을 깊숙히 밟을수록 그 음색은 더욱 맹렬해진다. 그 소리가 공격적인 외관과 꽤나 잘 어울린다. 기아자동차의 모델 중 가장 젊고 화끈한 자태를 뽐내는 K3 쿱은 지난 2013년 후반기 출시됐다. 이 차는 K3 세단의 파생모델이자 포르테 쿱의 계보를 잇는 모델이다. K3 쿱은 평범하지 않은 디자인으로 삭막한 국내 도로 풍경에 자신만의 색깔을 마음껏 뽐낸다.

K3 쿱은 분명 스타일리시한 쿠페 본연의 멋을 지니고 있지만 어딘가 모르게 어색하다. 잠깐 봤을 땐 별 문제가 없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영 아니다. 뭔가 후다닥 만들어낸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런 느낌은 측면부에서 가장 강하게 드러나는데, A필러에서 C필러까지 이어지는 루프 라인이 전작 포르테 쿱의 그것과 매우 유사하다. 전, 후면부의 디자인은 나름 독창적인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는데 측면 디자인이 이 둘의 조화를 방해하고 있는 형상이다. '새술은 새부대에 담는다'는 말처럼 새로운 자동차라면 기존의 것과는 다른,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을 보여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K3 쿱 전면부 디자인은 기아자동차 디자인팀이 추구하는 강인한 호랑이의 모습을 보는 듯 강렬하다. 특히 프론트 범퍼에 자리 잡은 커다란 공기흡입구, 그리고 그 좌우에 자리잡은 원형의 안개등은 그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어준다. LED가 더해진 원형 안개등은 차의 디테일적인 요소를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K3 쿱의 후면부 디자인 또한 인상적인데, 리어 범퍼 중앙에 위치한 검은색 디퓨저와 그 양 끝에 자리한 듀얼 머플러 팁이 보는 이로 하여금 스포티한 느낌을 준다.

외관에서 느껴졌던 K3 쿱의 이미지는 실내에서도 이어진다. 차의 스포츠성을 강조하고자 한 갖가지 아이템이 눈에 띈다. 무엇보다 운전자가 안정적인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도록 운전석 방향으로 기울어진 센터페시아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덕분에 오디오 및 에어컨 버튼 조작성이 좋아졌다. 가오리의 모습을 닮은 3 스포크 스티어링 휠엔 패들 쉬프트가 장착됐고, 공기 유입구 테두리엔 카본필름이 입혀져있다.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은 스테인리스로 제작된 스포츠 페달이 적용됐다.

K3 쿱 엔진룸엔 최고출력 204마력(6,000rpm), 최대토크 27.5kg.m(1,750~4,500rpm)의 동력 성능을 지닌 1.6리터 터보 GDI 엔진이 탑재됐다. 이 엔진은 6단 자동 변속기와 조합한다. 1,750rpm부터 터지는 최대토크 덕분인지 초반 가속력이 꽤나 만족스럽다. 그 힘은 시속 80km, 시속 100km, 시속 160km까지 답답함이 없다. 다만, 그 이상이 넘어가면 신경질스러운 엔진음과 힘에 부치는 듯한 느낌, 그리고 불안정한 고속 안정성으로 가속 페달에서 힘을 빼게 된다.

스포츠성을 띄는 쿠페답게 서스펜션의 느낌은 단단하다. 너무 딱딱하지도, 또 너무 부드럽지도 않다. 노면에서 느껴지는 충격을 빠르고 신속하게 잡아준다. 굽어진 도로를 향해 차를 내던졌다. 손에 힘을주고 스티어링 휠을 돌렸다. 도로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현상이 잠시 느껴지긴 했으나 이내 자세를 잡고 코너를 통과했다. K3 쿱의 복합연비(도심연비는 리터당 10.1km, 고속도로연비는 리터당 13.9km)는 리터당 11.5km다. 하지만 트림 컴퓨터에 표시된 연비는 리터당 8.0km였다.

K3 쿱은 젊은 세대에겐 개성만점의 스타일을, 중년 세대에겐 청춘의 멋을 되돌려줄 차다. 그것도 쿠페치곤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말이다. 물론 이 차가 진정 스포츠 쿠페의 성질을 지니고 있다면 가격은 더 높아졌을 것이다. 하지만 이 차는 소수보단 다수를 위한 쿠페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쿠페. 그것이 K3 쿱이 지향하는 자신의 위치다. K3 쿱은 1.6 가솔린 엔진, 1.6 가솔린 터보 GDI 엔진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1,795만원부터 2,295만원 선으로 책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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