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외모가 다가 아니다! 미니 컨트리맨

회사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는 정체성, 미니(MINI)는 단어 하나로 자사의 모든 걸 표현한다. 작은 차를 만드는 회사. 그 하나의 목적을 잃지 않으며 미니 쿠퍼, 미니 쿠페, 미니 클럽맨 등 작은 차 만들기의 정석을 보여줬다. 거기다 매력적인 디자인까지 가미하여 대중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독차지했다. 그러던 미니가 이전까지의 행보와는 다른, 전혀 미니답지 않은 미니를 지난 2010년 들고 왔다. 바로 미니 컨트리맨이다.

미니 컨트리맨은 미니만의 스타일로 풀어낸 미니 SUV다. 소형 SUV긴 하지만 기존 미니가 출시한 모델들에 비하면 기이할 정도로 크다. 이름은 또 컨트리맨이다. 시골청년. 크코 촌스럽다. 그런 모든 것들이 민망했는지 그래도 디자인은 꽤 준수한 편이다. 앞, 뒤, 옆 모두 어디하나 모난 곳 없이 안정적인 형태를 보여준다. 전면부는 위로 치켜올라간 둥근 헤드램프와 아래로 갈수록 넓어지는 라디에이터 그릴이 공격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후면부는 그런 전면부에 비하면 정말 순수한 시골청년과 같이 수수한 모습을 보인다. 측면은 깔끔하기 그지없다. 그 흔한 캐릭터 라인하나 없다. 대신 라인이 아닌 면을 이용해 디자인을 완성시켰다. 그 모습이 약간 어색하긴 하나 이내 적응된다. 오히려 정신사납지 않고 차분한 형상에 마음이 움직인다. 이 차는 최소한 시각적인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성난 바람이 만들어낸듯 '나 엄청 빨라 보이지?'하는 거짓 선이 만들어낸 눈속임 말이다.

실내는 미니의 다른 모델과 별반 다를게 없다. 둥글둥글하다. 스티어링 휠도 둥글둥글하고, 센터페시아, 공기 유입구, 심지어 기어 레버까지 둥글둥글하다. 귀엽다. 미니의 독창적인 실내 디자인 정체성은 마땅히 인정받을만 하다. 다른 자동차 회사의 실내 디자인에선 절대 볼 수 없는 미니만의 것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레이아웃 디자인에 있어선 한가지 불만이 있다. 바로 속도계가 센터페시아 상단에 위치하고 있어 시인성이 좋지 못하다는 점이다.

시승차인 미니 컨트리맨 쿠퍼 D 보닛 아랜 최고출력 112마력, 최대토크 27.5kg.m의 동력성능을 지닌 2.0리터 디젤엔진이 탑재됐다. 이 엔진은 자동 6단 변속기와 조합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11.3초가 걸린다. 실내에 들어서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엔진이 불쾌한 소리을 만들어내며 깨어난다. 디젤엔진 특유의 진동과 소음의 실내 유입이 상당하단 소리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그 음과 떨림은 더욱 커진다.

미니 컨트리맨의 가속력은 만족스럽다. 디젤엔진이라 그런지 초반 토크가 풍부하다. 시속 120km까지 별 무리없이 도달한다. 아무래도 SUV라 그런지 미니 특유의 날렵한 움직임은 다소 떨어지지만, 그래도 둔하진 않다. 몸집은 커졌지만 성질은 그대로 남아있다. 컨트리맨은 단단한 하체와 더불어 민첩한 핸들링을 제공한다. 코너링 돌파 능력도 상당하다. SUV라고 말하지 않으면 모를 정도로 안정하게 커브길을 돌아나갔다.

미니 컨트리맨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전혀 미니답지 않지만, 그 다름 안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핵심은 높은 실용성이다. 미니답지 않음이 지금까지 미니에서 접하지 못한 공간 활용도를 창출해냈다. 이 때문에 미니 컨트리맨의 주가는 해를 거듭할수록 올라가고 있다. 차별화된 감성과 거기다 만족할만한 효율성을 지닌 미니 컨트리맨, 과연 이 차는 훗날 미니 안에서 어떤 족적을 남기게 될 것인가, 기대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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